음악/영화

근래 볼만했던 영화 리스트

jayjean 2007. 3. 13. 11:27

2006년 후반부터 2007년 초반기에 볼만했던 영화들을 대충 적어본다.
순위는 그냥 생각나는 순서이다.

1. 소설보다 이상한
    윌 페럴은 "텔러데가 나이트, 릭키 바비의 발라드"에서의 멍청한 마초 이미지를 확실히 바꾸었다.
    소시민의  일상에 대한 따뜻한 관찰과 인생을 대하는 한 사람의 자세에 대한 성찰까지, 헐리우드 영화로는 간만에 깊이있는 작품이다.
    더스틴 호프만, 엠마 탐슨 등의 연기도 큰 몫을 하지만 다분히 70~80년 감성을 재현한 영화 음악도 잘 만든 작품.


2. 블러드 다이아몬드
    헐리우드식 휴머니즘과 액션의 전형이지만 그 전달하는 메시지는 어떤 독립영화보다 무게가 있다.
    시에라 리온 내전과 아프리카 내전의 원인과 그 배후를  열 건의 보도보다 효과있게 전달한다.
    (하긴 우리나라에서는 외신에서도 한번도 보기힘든 사안들이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남아프리카식 억양도 볼 한 듯.
    마흔이 다 된 제니퍼 코넬리의 여전한 미모를 보는 것도 즐거움 중 하나.




3. 디파티드
  원작인 무간도보다 더 맛깔나게 만든 영화.
   홍콩 누아르식 감성에 마틴 스코시즈식 뉴욕 갱스터 취향을 녹여서 만든 퓨전.



4. 라디오 스타
    최곤이 라디오에서 떠나간 매니저 박민수에게 울면서 돌아 오라며 방송하는 장면에서 눈물이 낫다.
    어느날 갑자기 자기가 한물 갔다고 깨닫게 된 세대들에게 혼자만 그런게 아니라며 소속감을 느끼게 하는 영화라고나 할까?
  노브레인을 보는 것도 즐겁지만, 주제국인 buggles의 "video killed radio star"도 적절한 선곡.
  지역 공동체 문화로 라디오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도 신선하고, 중국집 주방장 이준익 감독도 재미.



5. 올드미스 다이어리
  티비에서 이거 제대로 본 적이 한번도 없었다.
티비 시트콤이 재밌어 봤자 잠시 실없는 웃음이 아닐까 생각해 왔다.
영화보고 과연 티비에서도 이렇게 재밌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제작비가 좀 아까워 보이는 영화인 '헌법 1조'와  대사, 표정 하나하나까지 계산된 듯한 홍상수 감독의 '생활의 발견'을 거쳐 배우 예지원이 자기 자리를 잡았나 보다.
하지만 역시나 한국식 스크루볼 코미디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톡톡튀는 대사를 만들어 내는 작가가 아닌가 싶다. (티비 시리즈였던 '환상의 커플'에서도 그랬다.)






6. 괴물
    봉준호 감독의 스타일은 항상 그대로인듯 하면서 언제나 변한다.
    블랙 코미디에 있어 김지운과 쌍벽을 이룰만 했나 했더니, 블록 버스터 감각도 증명했으니 가히 한국 최고라고 할 만 한가?




7.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주제와 스타일만으로 곧 알아볼 수 있는 켄 로치 감독의 영화.
하지만 그 고비스러움과 끊임없는 도발과 반성이 오히려 묵직하게 느껴진다.




8. 리틀 미스 선싸인
   헐리우드에서 나온 '보랏'과 대조할 만한 선댄스 수상작품.
   미국 소시민과 하류 문화, 지식인 의식을 적절히 배합해서 새로운 가족주의를 만들어 낸다.
   아무 생각없이 보기만해도 재미 95%.



9. 천하장사 마돈나
     성전환 부분을 신경쓰지 않더라도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전개만으로도 아주 재미있는 영화.
 성장 코미디 특유의 따스함까지 느낄수 있는데다, 백윤식-초난강까지 볼 수 있으니 금상첨화.



10. 바벨
    단순히 언어의 차이뿐이 아닌 편견과 선입견에 의한 소통과 이해의 단절을 잘 나타낸 수작.
   따로 진행되던 세가지 에피소드를 다시 통합하고 저리하는 연출력도 최고.

   이제 헐리우드 체계에서 자란 감독에게서는 더이상 최고수준이 나오기는 힘들어 진건가?



젠장, 한국보다 10배 이상 느린 속도에도 꾸준히  다운로드받아서 본 영화가 몇 편인데, 겨우 점수를 줄만한 영화가 10편 밖에 안되다니.
웬지 시간이 아까웠단 생각이 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