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영화

AUSTIN CITY LIMIT

jayjean 2007. 10. 19. 14:20
텍사스의 주도인 austin은 행정 도시이고 Univercity of Text(UT) 본교가 위치한 곳이다.
미국 내에서 가장 보수적인 텍사스에서 가장 liberal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텍사스의 보석(내 개인적 생각)같은 도시이다.
Houston, dallas, san antonio등과 같은 미국에서 손꼽히는 대도시들이 텍사스에 셋이나 되지만 어두운 밤에 다운타운을 걸어서 다니는 사람은 보기가 힘들다.
san antonio나 houston의 경우에는 dallas 보다는 사정이 나아서 다운타운을 돌도록 만든 작은 운하격인 river walk을 따라 음식점들이 많아 걷는 사람이 꽤 되지만 그것도 차를 타고 와서 그 곳에서만 즐기는 정도랄까?

austin의 경우는 유명한 다운타운 5번가, 6번가의 경우는 수많은 음식점과 라이브 클럽들이 새벽까지 영업을 하며 취객들이 새벽까지 걸어다니는 한국(!)과도 같은 정겨운 장면을 365일 언제나 볼 수 있다.
그곳을 조금 벗어나도 걷거나 자전거를 타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많이 자유로운 데다 호수, 강을 따라 만들어진 공원과 도시 전체에 빽뺵히 심어진 아름드리 나무 숲들로 인해 내 생각으론 미국에서 살라고 한다면 정착하고 싶은 도시 1순위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미국 공영방송인 PBS에서 방송되는 음악프로 중 AUSTIN CITY LIMIT이란게 있다.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다양한 뮤지션들을 austin의 공연장(AUstin convention center)으로 초대해 그것을 녹화해서 보여주는 것이다. 유명 밴드보다는 다양한 장르의 다양한 음악성을 추구하는 밴드들이 수없이 등장했다.
30년이 넘는 장수 프로그램인데 우리나라 EBS의 '공감' 프로그램이 아마 이 프로그램을 모델로 만든 것 같다.

이 프로그램의 특별 행사로 매년 austin의 zilker park라는 큰 공원에서 초대형 야외 컨서트를 개최한다.
2007 austin city limit festival은 9월 14일(금) 부터 9월 16일(일)까지 사흘간 공원내에 설치된 8개의 무대에서 무려 130개 밴드가 공연을 벌였다.
2007  ACL

L-3com 직원 중에 우연히 만난 한국말이 아주 유창한 (한국에 겨우 1년 반 선교하러 갔다 왔단다) Ryan씨가 알고보니 대단한 음악광이라 알려주어서 가 볼 수 있었다.
바로 이 사람이다.

사흘간 음악에 빠지기 위해 회사도 금요일을 쉬고 금,토,일 사흘을 호텔방을 잡아두고 공연을 보는게 3년 째란다. 작년 말에 결혼했는데 올해도 그다지 즐기지 않는 와이프는 집에 두고 역시나 호텔방을 잡았단다.
나도 (아쉽긴 하지만) 휴가 출발 떄문에 하루만 (금요일) 휴가를 내어 가기로 했다.

 ACL(Austin City Limit)의 특성 상 빌보드 챠트를 장식하는 유명 가수보다는 음악성 위주로 선별된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이 참가했다

그중 아주 많이 알려진 유명 밴드로는 Bob dylan band, Bjork, Muse 등이 참여했는데 개인적으로 보고 싶었던 Blue october, Muse, Bob dylan은 모두 토/일요일  일정이 잡혀있었다.


전날 밤 12시 넘어서까지 5, 6번가 구경한다고 돌아다니고 , 다시 호텔방에서 영화보고 이야기 하느라 3시가 너어 잤는데 10시 넘어서 다운타운까지 걸어와보니 셔틀 버스를 기다리는 행렬이 엄청나게 길다.

버스안에서 보니 렌즈 교환식 카메라는 휴대 금지라는 규칙이 있어 둘이 걱정했는데 다행히 입구에서 짐 검사하는 아줌마가 보내주어서 다행히 통과했다.
걱정할 만도 했던게 기본 렌즈(18-55mm)말고 따로 70-300mm 망원까지 가지고 갔으니...

첫 공연은 AMD stage에서 연주된 Asleep in a wheel이라는 컨트리, 블루글래스 계열 밴드의 쇼였다. ryan씨가 재미있는 밴드라서 꼭 보고 싶다고 했었는데 조금 늦게오니 후반부를, 그것도 뒷편 자리에서 볼 수 밖에 없었다.
마지막 곡으로 Marshall tucker band에게 바친다는 그들의 밴드송인 Asleep in the wheel(운전하면서 자는 것을 의미한다고 ryan씨가 이야기 해 줌)을 멋지게 연주해 주는 장면이다.

끝나고 나서 넓은 공원의 반대편까지 20분 가까이 걸어가야 되는 AT&T stage에서 벌어지는 Pete yorn의 공연을 보러갔다.
sing a song writer로써 TV에 출연하는 그런 알려진 가수는 아니지만 몇곡의 alternative 인기곡과 영화 음악으로 알려진 가수다. 많은 alternative rock 밴드들의 기본인 heavy metal 스타일보다는 county 스타일의 영향을 많이 느껴지는 음악들이다. 

ryan씨의 오랜 노하우로 1시간 반 전부터 가서 제일 앞자리를 차지해서 위와 같은 사진을 얻을수 있다.
300mm 망원으로 찍으니 얼굴만 클로즈업 되더라.

하지만 넓은 잔디가 펼쳐진 공원이 막상 이런거 할때 보니 그늘이 잘 없어  따가운 텍사스 햇살을 그대로 받으며 1시간 넘는 시간을 멍하니 기다리니 땀이 비오듯 쏱아진다.
옆에서는 10대 한 명이 일사병 비실비실 주저앉으니 의료진이 와서 조치해 주고...
9월 임에도 100도 가까이 올라가는 건조한 떙볕에서 하루 종일을 보냈다.

특이했던 것은 무대 앞부분에서 수화로 가사를 전달하는 스태프였다.
단순히 가사 전달이 아니라 이 아줌마는 음악에 맞춰 츰능 추면서 자기 자신이 즐기고 있었다.

pete yorm이 끝나고 다시 머나먼 AMD stage까지 이동하는 중에 다른 부스인 dell  stage에서 공연 중인 밴드. 시간표를 Red hair blond라는 밴드인데 클럽에서 연주될 만한 애시드 계열같은데 독특한 보컬의 음색과 rock 스타일이 묘하게 풍기는 연주가 인상적이어서 귀로는 계속 듣고있었다.

이 밴드외에도 이동 중에 귀에 들린 여러 밴드 중에서 Gotan project라는 밴드도 아주 인상적이었다.

80년대 말의 인기 밴드였던 crowded house의 무대.
아무리 오래전 밴드지만 방송 챠트 상위권에 올라간 관록에 걸맞게 노래를 따라 부르는 열광팬이 아직도 만만찮았다.
가장 히트곡인 "Don;t dream is over"를 부를때는 관객 대부분이 따라 불렀다.
뉴질랜드, 호주 출신의 밴드라 앞부분의 수십명의 관객들이 뉴질랜드 깃발을 들고 모여있었다.
(ACL이 세계 최대 규모의 컨서트라고 하던데 그래서 이걸 보려고 다른 나라에서도 많이 온 듯 아일랜드, 영국, 독일 등의 국기를 막대에 달고 뭉쳐다니는 그룹이 제법 보였다.)

하늘에 나타난 소형 항공기.
종종 보이는 광고 항공기이다.

300mm 망원의 힘이 이럴 때 발휘되는 거지. 중고차 매매상 광고인 모양이다.

다시 부랴부랴 반대편의 AT&T stage로 이동해 오늘의 기대 밴드 중 하나인  SPOON의 공연이다.
austin 출신의 밴드인 spoon은 alternative 계에서 제법 얄려진 데다, 최근 아주 인상깊게 보았던 stranger than fiction (얖에 올렸던 글 참조)의 엔딩곡을 담당했던 밴드라 유명 밴드에 속한다.

그래서 그런지 1시간 전에 갔음에도 벌써 모인 사람들 탓에 제일 앞자리는 차지하지 못했는데 거기다가  나중에 뒤에서 슬금슬금 앞으로 파고 드는 사람들이 많아 촬영 시야가 그다지 좋지 못했다.

이들의 신곡인 Don't make me a target은 최근 NBC 새 시리즈인 CHUCK에서 사용되고 있더라.

SPOON이 끝나자 마자 다음 공연이 금요일의 가장 유명 가수인 BJORK이 여기서 공연한다.
원래 북적되던 공연장에 다시 BJORK을 보러 모여드는 사람까지 북새통을 벗어나 급히 달려온 곳이 또 반대편 끝인 AMD stage다.
이 곳으로 오던 중 얼핏 본 것이 dell stage에서 있던 gotan project의 굥연이었는데 tango를 바탕으로 한 분음악과 현대 연극을 연상케하는 스테이지 연출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RYAN 씨와 나, 둘 다 BJORK보다는 좀 더 하드한 rock 음악을 구사하는 the killer를 보기로 했다.

와보니 메인 밴드 중 하나답게 30여 분 전인데 수많은 관객들이 운집해서 뒷부분에 서있을 수 밖에 없었다.

ryan씨가 아주 천연덕 스럽게 한국어를 잘하는 사람인데 윗 사진 찍어 달라면서 나에게 이랗게 말하더라.
(자동 카메라는 야간에 조금 떨어진 곳의 피사체는 거의 찍기 힘드니까...)
"저 앞에 killer의 기타리스트예요. 무대 뒤에서 찍는게 파파라치같아서 하기 싫지만, 찍고 싶은 걸 나도 어쩔 수 없어요" (완전 영어 직역한 말이다)

평소에 그렇게 징그러울 만큼 한국말 잘 한다 싶었는데 완전히 한국사람처럼 생각하지 않고는 완벽히 구사하기는 힘든가 보다. 그럼 뭐 내가 영어를 완벽히 구사 못 하는거나 비슷하다고 봐도 되나?




히트곡인 "Soebody told me"등의 곡을 조금과 신작인 sam's town 앨범의 곡들 열창해서 관객들이 열광.
무대 전체를 SAM'S TOWN 컨셉으로 꾸미고 아주 다이나믹한 무대 매너로 관객을 휘어잡았다.


안타깝게도 아주 뒷편인데다 내 앞에 2미터 가까운 거구 친구들 5명이 서서 사진찍기는 거의 불능.


9시 반이 조금 덜 되서 나오면서 찍은 사진. 눈 감았다....

마침 가장 유명가수인 BJORK이 아직 끝나지 않은 시간이라 1시간 정도 밖에 줄을 서지 않았다.
ryan씨 말로는 마지막에 나오면 밀려 나오는 군중들의 엄청난 무질서까지 더해져서 난리도 아니라고 하더라. 셔틀버스 타는 곳까지 수 킬로미터 늘어진 줄에 새치기(영어로 butting이라  한단다)하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보이기도 하는 걸 보니 역시나 사람사는덴 다 똑같다는 생각 밖엔.

피곤한 몸을 끌고 호텔로 가기 전에 danny's에 가서 늦은 저녁 (아침 대충 먹고 둘 다 하루 종일 밥도 안 먹었다)을 먹었다.

휴가를 떠나기 위해 greenville 집으로 돌아가야 했는데 땡볕에서 너무 고생을 해 호텔방에 가서 샤워를 하고12시가 다 되어 출발했다.

greenville에 도착하니 새벽 3시 40분!
다음날인 토요일 오전에 또 긴 여행을 출발해야 하니 바로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