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tv를 즐겨보는 것도 아니지만, 시트콤 류는 특히나 너무 가벼워서 보지 않는다.
어쩌다 보는 일이 있어도 쭉 봐오온게 아니라 캐릭터를 잘 모르니 크게 재밌다는 생각도 안 들었다.
그 인기있었다는 순풍 산부인과는 물론, 거침없이 하이킥, 올드미스 다이어리 등도 거의 본 적이 없다
아 그러고 보니 '올드미스 다이어리' 극장판은 재미있더라.
하여튼, 그럤었는데 우연히 집에서 '지붕뚫고 하이킥' 45회를 보았다.
김병욱 피디라는 '시트콤 대가'의 복귀작이라고 신문에서도 자주 나왔기에 어떤건가 싶었다.
그저 그렇게 보고있다가, '아~ 이거 단순한 말장난 코미디가 아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날의 에피소드는 할아버지인 이순재가 자기 애정 행각을 위해 돈을 너무 써서,
집안 식구들에게 생활비 절감을 강요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다.
정작 줄일 여지가 많은 식구들은 다 투덜대는데, 월급 50만원을 받는 가정부 신세경이 이순재에게 적극 협조한다. 단순히 협조 정도가 아니라 칭찬에 힘입어 마치 완장이라도 찬 듯 다른 식구에게 고통을 나누도록 한다.
경제적 하류 계층이 더욱 보수적인 정치 성향을 보이는 것, 조그마한 선심 정책에 얼마나 크게 반응하는지..그 모든 안타까운 현실이 기껏 20분 짜리 시트콤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그 뒤로 기회만 되면 보는게 이 프로그램이다.
(참조) 45회 에피소드 참조
http://dramastory2.tistory.com/805
순박하면서도 진실되어보이는 순재의 사랑은 자옥의 마음을 빼앗기에
부족함이 없었지요. 자옥을 마음에 두었던 교장과의 한판 승부를 통해 더더욱 자옥의 마음 깊숙히 들어선 순재는 그녀와의 기념일에
잊을 수없는 추억을 만들기위해 '지상최대의 이벤트 작전'을 펼치기도 합니다.
항상 시원찮았던 사위이자 부사장이었던 정보석의 살신성인으로 만들어진 이번 이벤트는 거대함과 함께 누구의 마음이라도 빼앗을
수있을 정도로 화려했습니다. 문제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상황에 이순재가 서있었고 여자들이 모두 그런 이벤트를 좋아하지는 않는다는
것이였지요. 더욱 안되는 노래하다 쓰러지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말입니다.
이런 상황으로 말미암아 그들에게는 재앙이 찾아왔습니다.
카드값으로 2천만원이 넘게 나온 사실을 안 순재는 집안에 비상긴축선언을 발효합니다. 최대한 돈을 아끼자는 그의 말에 집안
사람들의 반대는 극심하지요. 더욱 혹시 쫒겨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세경과 신애 자매는 심각해지기까지 합니다.
다행히 쫒겨날일 없게 된 세경은 순재의 지시에 따라 최대한 아낄 수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찾아나섭니다. 우선 화려했던
반찬을 최대한 검소하게 바꾸고 집안에서의 프린트도, 배달 음식도 금지, 매달 배달오는 사과도 돌려보내고 썩어가는 사과 먹기,
변기 물 아끼기 위한 벽돌 넣기등으로 순재의 칭찬을 듣습니다.
그러나 이런 모든 것들이 자신의 과도한 이벤트 때문임에 마음이 아픈 순재는 가족들의 모습이 측은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세경의 절약은 계속 이어져 와이셔츠 세탁은 손수, 세재는 직접 만들어 사용, 10시에서 2시까지 보일러 끄기등으로 순재의 마음을
흐믓하게 합니다.
12얼 9일 방송된 방송분은 역시나 명불허전이었다.
윤종신이 출연힌 정수기 기사 캐릭터는 그냥 웃기기 위한 양념같지만, 또 하나의 에피소드인 보석의 세경 갈구기에서 이 프로그램을 진짜 의미있게 만드는 시트콤스럽지 않은 경제적 불평등, 권력적 불평등 관계를 다시 한번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그냥 찌질한 캐릭터의 정보석이 주인집 사위라는 계급적 지위를 이용해 자신이 무시당해온 자격지심을 세경에게 분풀이하는 것을 보는게 사실 마냥 재미있게만 보기는 힘들다.
집요하게 비디오 판독까지 하는 그의 꼼꼼함에 짜증이 날 정도였으니.
하지만 김병욱 pd의 치밀함과 세심함에 미뤄보건데 이런 에피소드를 넣은 이유가 있을것이다.
나는 그것이 2009년 12월 2일 열린 MBC PD 수첩 공판에 대한 메타포가 아닌가 싶다.
PD 수첩이 허위보도로 '국가와 공무원'의 명예를 훼손했는지 여부를 가리는 '형사' 재판에서
민동석 전
정책관은 <PD수첩>이 "1시간 프로그램 동안 30군데에 걸쳐 사실을 조작 변조했다. 안전한 쇠고기를 독극물로 조작하면서 언론의 역할을 버린 채 선동의 주체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1시간 동안 찾아낸 그 30군데라는게 모두 단어의 오역, 각 단어와 그림에 대한 상세한 배경 설명이 없어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사소한 부분들이다.
누구(보석)에게는 그게 엄청난 악의라고 생각되겠지만 전혀 삐뚤어진 감정이 없으며 오히려 자기일에 충실한 사람(세경)에게는 이런 상황이 다만 황당할 밖에..
그렇지만 주인집 아저씨의 말이니, "예 죄송합니다. 앞으로 잘 하겠습니다." 해야할 뿐이다.
다만 그걸 보는 관객들은 다 안다.
보석의 집요하리 만치 찌질한 행동은 더 높은 권력인 장인과 아내로부터 무시당해온 자격지심일 뿐이고, 세경의 행동이 결코 악의가 없이 주어진 일을 하는 데서 그렇게 된 것임을.
결국 김병욱 PD가 이 에피소드에서 말하고 싶던게 이런게 아니었나 싶다.
무한도전의 김태호 PD와 함께 또 한명의 '오락프로에 의미 끼워넣기' 고수가 나온 것인가?
앞으로도 지켜봐야지.
아래는 참고로 퍼온거.
http://www.dakbonsa.com/gnuboard4/bbs/board.php?bo_table=157&wr_id=3632
설마, 정음양의 첫키스, 아니... 첫뽀뽀는 아니겠죠? 에이... 설마..... ㅠㅠ윤종씨, 바람에 휘청거리던 그 비루한 몸만큼이나 사람좋아하는 마음도 그것과 똑같네요.. 으이그....그나저나 보석씨는, 프로파일러를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어쩜 그리 꼼꼼해주시던지... 어헙;;;;;;;; 하여튼, 보석씨는 이직을 상당히 심각하게 고려해야할듯 합니다.뭐..... 이직을 한다해도..... 그 성품(?)으로는 어딜가나 그모냥이실듯..... -.-;;보석씨가 세경이에게 그런 무시를 당할 이유가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지만,한가지 확실한건, 보석씨는 세경이에게 그렇게 큰소리 치실 명분도, 자격도 없다는겁니다.(요즘 진짜 제대로 밉상이신듯;;;; 에잇;;;;)오늘 보석아저씨의 히스테릭한 모습보다 눈에 더 들어왔던건...자신도 모르게 지훈에게 향해있는 자신의 마음을 직접 보게된.. 세경이의 모습이었습니다.그냥 늘 마음속에서만 생각을 했지.. 그런 자신의 모습을 그렇게 보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을터..코믹한 음악과 함께 연출된 장면들이었지만.. TV속 자신의 모습을 보고 적잖게 놀란듯한 세경이..괜시리 세경이의 그 마음이 전해지는것 같아.. 마음이 아팠습니다.보석씨가 하는 말쯤은 가볍게 넘기는 대인배 세경이도,자신이 지훈을 그렇게 대한다는걸 제3의 눈으로 보게되자.. 할말을 잃었던 모습이었습니다.보석씨가 아무렇지 않게 내뱉은 말.."처남을 너무 사랑해서 그런거야, 나를 무시해서 그런거야?"다른이유였다면, 망설일 필요없이 아저씨를 무시하는게 아닌것이 사실이니, 다른이유를 택했을 세경이지만..아무도 알리없는 자신의 마음을 들키기라도 할까봐,차마.. 차마 지훈이를 사랑해서 그렇다고 말하지 못하고, 결국 무시해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이고 맙니다.보석씨는 세경이에게 그 짧은시간에 자신을 여섯번 무시했다고 했죠..세경이가 그 짧은 시간에 여섯번이나 지훈에게 마음을 쓴거라 생각하니..세경이 마음에 자리잡은 지훈을 더 확실히 느낄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