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해서 TV를 보다보니 전 공중파 방송들이 State of the union을 생방송 한단다.
그게 뭔가 싶어 찾아보니 미국 대통령이 의회를 찾아가서 상하 양원 의원들 앞에서 연설하는 전통이라는데, 우리로 치면 "대통령 국회 연설"인 셈이다.
미국 대통령 연두 연설이야 워낙에 우리 언론에서도 비중있게 다루다 보니 그런가보다 했는데, 연설 시작 전부터 하는 생방송을 잠시 보다가 단편적인 언론보도에서 보지못했던 점이 많이 보인다.
우리와 너무도 다른 의회 문화에 큰 충격을 받아 중간 중간 녹화를 했다.
뭐가 충격인지,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는 굳이 이야기 안해도 일단 보면 누구나 느낄거 같다.
우리 대통령의 연설, 회견 중계 방송이나, 특히 국회 연설과 비교해 본다면 더더욱 큰 차이를 발견할 듯.
First lady인 바버라 부시가 입장해서 관람석 중간열에 앉고, 대법관들이 입장.
그 다음엔 내각이 차례로 입장,
입장하기 전에 입구 쪽에서 한 여자가 "Madam speaker ## 입장입니다" 이런 식으로 알려주는데
여기서 speaker는 하원을 대표해서 말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하원 의장을 말한다네.
이전까진 Mr. speaker였는데 최초의 여성 하원의장인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에게 붙힌 호칭이 Madam!
보수 성향이 가장 강하다는 FOX만 중계하나 싶어 다른 채널을 보니 공중파는 모두 다 생중계 하는 듯.....
이제부터는 NBC에서 녹화한 분량.
내각, 상하 양당 의원들이 서로 인사라는 동안 올해 초 부시 행정부의 대표 정책 방향(의료보장 확대, 지구 온난화, 불법 이민,이라크전 등) 을 중심으로 연설 내용을 예측하는 리포터. 연설이 끝나기 전까지 연설문은 엠바고라고...
마치 우리식으로 하면 신년 단배식? 비슷하게 서로 인사하는 시간이 한동안 지나고
"madam speaker! the president of united states!"라고 안내하고 부시가 들어서는데...
전혀 분위기 파악 못한듯 이라크에 병력을 증파한다고 하고, 저소득층 의료보장 확대를 위해 중산층 월급쟁이 세금을 올리겠다는 구상, 불법 이민에 대한 문제 등으로 야당인 민주당과 상당히 각이 서있는 상태인 부시. 공화당에서도 공공연히 반대의견을 밝히는 의원들이 늘어나는 상태인데...
이 방송만 봐서는 당을 떠나서 모두가 보내는 그 열광적인 환대와 존중을 보면 최고 인기 대통령이 아닌가 싶네.
대통령 뒤로 나란히 상원의장을 겸하는 부통령 딕 체니와 하원의장인 낸시 펠로시가 앉는다.
하원의장의 대통령 소개가 있고, 새로운 madam speaker에게 축하를 보내고, 아파서 참석못한 두 상원의원까지 챙기는 등 부시는 여유가 넘치는 듯 하고 거기에 대해 열광적으로 반응하는 의원들....
거의 한 두 마디마다 박수 환호가 터지고, 기립을 하는 연설 분위기.
의료 보험 확대에 관련해서 어린이 건강을 지키자는 말에 모두 기립하는 화면 중간에 민주당 대선 주자였던 존 케리를 비추고...
이어지는 불법 이민과 국경 수비, 대체 에너지 등으로 넘어가면서 조금씩 민주당과 입장 차이가 큰 주제들이 나타나면서 반응이 약간 갈라진다. 연설자 쪽에서 봤을떄 왼쪽 편에 앉은 공화당 의원들과 오른쪽에 앉은 민주당 의원들의 연설에 대한 호응도에 차이가 있는 것이다.(박수나 기립등, 그렇지만 차이가 나더라도 아예 연설자를 무시하는 경우는 없다.)
마지막 부분에 보수주의자로 대거 바뀐 대법관 이야기를 할때 양당의 반응이 확실히 차이가 난다.